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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운전면허 시험 불합격!!!

by 그저그런보통사람 2011. 10. 18.
그간 별 이유 없이 안따고 방치했던 운전면허를 이번에 따려고 마음 먹은건 더 이상 부모님이 운전하는 걸 볼 수 없는 것과 나중에 결혼하여 아이가 생긴다고 했을 시 위급상황에서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두 가지가 아니면 아마도 면허를 딸 생각을 여전히 안했을 것이다. 그만큼 뚜벅이 생활에 익숙해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낯설기 때문이다.

아무튼 9월 중순에 필기를 치뤄 합격 (시험 공부를 너무 안한탓에 떨어질까 무서워 2종 자동으로 했는데 점수가 97점.... 1종 보통으로 할 껄 하는 뒤늦은 약간의 후회... 뭐, 그래도 운전으로 밥벌이는 안할 생각이니까 크게 상관은 없었다)
필기 합격 후 면허시험장(도봉면허시험장)을 나서는데 어느 호객꾼이 말을 걸어온다.

호객 =>"면허 따시는 거죠?!"

니 => "네..."

호객 => "어디까지 하셨어요?!"

나 => "필기 합격이요"

호객 => "그럼 기능이하고 도로 남은건데 20만원이면 합격해요..."

나 => "네?"

호객 => "시험이 엄청 간소화되서 떨어지는게 이상한거에요...."

나 =>"그래도 시험인데..."

호객 => "사람이 두 발로 걸어다니는거랑 같아요... 두 발로 걷는게 어렵나요?!" 

나 => "그건 아니지만..."

호객 => "두 발로 걸어다는 것과 같은데 떨어지면 그건 병신이죠..."

나 => "네에... 생각해보고 연락 할께요.."

호객 => "연락주세요"

집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 쉬웠다... 전문학원에서 따는 비용이 아까울 정도다...라는 글들이 보였다.

원래는 전문학원에 등록해서 자체 시험으로 끝내려 한건데 이런 글들을 보니 갑자기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의를 해보니 거의 35~40만원대였다. 취득할 때까지 보장하는 건 더 들고....

그래서 20만원으로 싸게 합격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걸었다.... 누가 알았으랴... 이게 야메(불법적인)라는 것을.....

기능시험 접수를 바로 하라는 연락을 받고 인터넷으로 익일 시험 접수를 했다.
그리고 오라는 곳으로 갔다. 면허시험장 앞이다. 여전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현금으로 20만원 준비하란다. 냄새가 났지만 다른 찌라시도 가격이 비슷해 싸게 하는거라 일부러 카드를 안받는가 생각했다. 평상시 이런걸 잘 따지는 내가 하필 이 부분을 자기 합리화로 넘어가려 했다는게 지금 생각하면 화가 난다. 제길.....

봉투로 돈을 넘기자 다른 사람을 부른다.... 저기만치 다른 호객아저씨가 온다... 어라.... 다른 업체가 아닌 한 통속이었네....? 저기 더 멀리 시험장 입구에서 호객질을 하던 아저씨도 알고보니 한 패거리였다.

한 아저씨가 기능연습 담당이라면서 같이 가잔다... 나이를 묻더니 대뜸 말을 놓는다... 뭐 좋다... 나보다 나이 많다니까... 그리고 말을 놓는게 서로 편하게 할 수 있다나...

학원으로 가는 줄 알았다. 이 때 이게 야메인 걸 알게 되었다. 학원이 아닌 먼허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더니 주차되어 있는 하얀색 현대 구형 아반떼(엑센트?)에 타라고 한다. 허허허... 

분명히 20만원에 1시간 기능, 4시간 도로주행이 계약 조건이었다....

건물 옆에 있는 주차장 사이길로 빙빙 돌면서 설명을 시작한다. 좌측 깜빡이, 우측 깜빡이, 전조등, 와이퍼, 가속, 브레이크.... 주차되어 있는 차들 사이를 빙빙 돌면서 설명을 하고 난 듣고 따라하고를 2~3번 하더니... "알겠지?" 난 엉겁결에 "네...(???)" 끝.....
시간을 보니 딱 20분 했다.... 그리고 바로 시험치르러 갔다. 다행이 100점 만점 합격....

약간의 씁슬함을 뒤로 하고 시험장을  나서니 아까 그 아저씨가 합격 여부를 묻고 다시 처음 나한테 호객행위를 했던, 돈을 받아 챙기던 아저씨에게 가서 도로 시험시간 예약하라고 한다.

직장이라 주말밖에 시간이 안되는데 내가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분명히 자유라고 했었다.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도로주행 예약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시 번호를 알려준다. 담당 강사라고 한다. 전화를 걸었다. 언제 시험이냐고 묻는다. 직장인이라 아직 모른고 연차를 내야만 그날에 할 수 있다고 했다. 텀이 길면 (연습일과 시험일간에) 감이 떨어지니까 시험날을 잡고 진행하자고 한다.

그렇게 9월이 지나고 10월에 회사 연차를 내고 전화를 걸었다.

나 => "지난번에 교습 예약 때문에 전화했던 사람입니다."

강사 => "네, 시험이 언제죠"

나 => "17일 월요일이요, 그래서 토요일,일요일에 2시간씩 했으면 합니다."

강사 =>"제가 토요일 휴가에요, 그래서 토요일에는 교습이 없어요. 금요일 저녁은 어때요?"

나 => "회사 퇴근이 두서가 없어요"

강사 => "그래요? 그럼 월요일은요?"

나 => "오전 10시가 시험인데..."

강사 => "그럼 오전 8시까지 나오세요"

나 => "오전 8시요?!"

강사 => "네 연습하고 바로 시험보면 될 거 같은데"

딱히 방법이 없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방, 언제는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가능하다더니....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일요일은 오전 9시였다.

시간 맞춰 도착하니 오고 있단다. 헐.... 고객보다 먼저 와 있어야 하는거 아냐?!

여차여차 차가 와서 (역시나 구형 그지같은 차) 운전석에 앉았다. 보험료 1만원을 내란다. 사전에 이런 얘기는 없었잖느냐는 말에 사고나면 우리가 책임 져야하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럼 사전에 언급을 하던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내주행을 하는 순간이다. 이론적으로 모두 알아도 실제로 운전을 하면 머리가 하얗게 된다. 지시등 안켜도 차선 변경한다던지 사이드 미러를 보지도 않고 들어간다던지 브레이크 패달 밟는 법이라던지...

시험 코스를 돌면서 삽질을 하다 점점 익숙해질 때즘 그러니까 1시간이 좀 넘어갈 때즈음 1명의 여성이 내가 처음 와서 기다리던 장소로 와서 기다리고 잇었다.
뒷자리로 가란다... 뭔가 이건.... 2시간 채우지도 않고 뒤에서 코스 보란다. 뒷자리서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단다.. 코스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계약한건 2시간 주행이라고!!!
그렇게 중간에 또다른 아가씨까지 태워서 (앞에 타던 여성은 나랑 같은 뒷자리로...) 첫날 3~4번 돌고 첫날 2시간 수업은 끝났다. 그리고 내일 (월요일 시험날) 7시까지 나오란다.

두째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날은 어제보단 좀 더 달렸다. 시간을 보니 1시간 20분정도 주행했다. A코스 2번 B코스 2정도인거 같다. A는 전날 주로 달렸던 코스라 길이 외워졌는데 B는 간선도로 지나서부터 헷갈렸다. 전날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동영상 주행코스를 보면서 외우려 했지만 눈으로 보는 것이 실제상황에서 운전이 미숙한 내가 본다한들 눈에 제대로 들어오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거였다.
마지막 평행주차를 공식만 알려주고 땡~~~!!!

불행하게도 도로주행 코스 제비뽑기에서 B코스가 걸렸다.
결과는 불합격!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원인은 코스를 숙지하지 못했던 탓이다.

돈 아끼겠다고 했던 결정이 결국 이런 결과로 왔다. 안타깝게 떨어진것도 아닌거라 시험자체는 불만이 없다. 난 떨어질 만해서 떨어진거다.... (사실 시험 끝나고 들은 얘긴데 도로주행 마치고 마지막 평행주차 벌점에서 2점 차로 떨어진 다른 분이 억울하면 억울할 듯)

떨어지고 집에와서 자체 시험이 있고, 자체 교습차량이 있고, 자체 코스를 가지고 있는 진짜 전문학원을 찾아 다시 25만원(보험료 포함)을 들여 6시간짜리 (규정라서 6시간 채워야 한다고 함) 도로주행 수강신청 접수를 하고 왔다. 오늘이 운이 없는 날인가보다. 도로주행 수강신청은 연습면허를 지참해서 신청해야 하는데 40분거리를 안 가지고 와서 다시 40분 거리를 돌아 집으로 온 후 연습먼허를 챙겨 다시 40분 거리를 달려 겨우겨우 접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학원이 인기가 많아서인지 많이 밀려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친구들도 다 여기 나왔다고 했다). 

에효.... 진작 이렇게 할 껄... 인생 수험료라고 생각하고, 운전 교습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번엔 제대로 합격해야겠다.


자체 기능 코스가 없고, 허가된 교습 차량이 없는 학원은 절대 싸다고 혹해서 가지 말 것!!! 
차라리 돈 좀 더 내더라도 제대로 시간 준수하는 학원장을 가진 전문학원으로 가는게 나처럼 2번 지출하는 걸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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